시각장애 스케이터 Dan Mancina 인터뷰


보드탈 때 항상 불평하는 애들 있잖아. “바닥이 구려”, “보드가 새거라서”, “컨디션이 안 좋아” 등. Dan Mancina는 그런 친구가 아니야. 정반대지.

Dan은 몇 년 전 장님이 됐어. 난 지금까지 장님이 된다는 게 어떤 건지 직접 들어본 적이 한 번도 없는 것 같아. Dan은 여전히 보드를 타고, 사냥도 하고,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하고, 앞을 보지 못하지만 그 모든 걸 그냥 다 해버리고 있어. (바보 같은 내 짐작과 다르게) Dan은 자기가 장님이라는 걸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고, 그런 걸 신경 쓰지도 않더라. Dan은 앞이 안 보면서 그런 걸 하는 방법이 아니라, 지팡이를 짚고 박스를 타는 것처럼 시각장애를 어떻게 극복하는가에 대해 이야기해줬어.  Dan은 긍정적이야. 그가 즐기는 것처럼 우리도 즐기고 싶게 만들어. 세쉬에서 같이 달리고 싶은 친구야.

 


시력을 어떻게 잃게 됐어?

한쪽 눈에 색소성망막염이 있었어. 유전되는 퇴행성 질환이야. 사람마다 다르긴 하지만, 점점 앞이 안 보이게 돼. 우리 형제 2명도 이 병이 있는데, 나만큼 빠르게 악화되진 않아서 여전히 운전도 할 수 있고 괜찮아. 난 최근 4년 동안 시력을 완전히 잃어버렸어.

조금이라도 뭔가 볼 수 있어? 시력을 잃어버리면 앞이 어떻게 보여?

오른쪽 눈의 아주 작은 부분이 흐릿하게 보여. 퍼센트로 따지면 5% 정도. 그것마저 대부분 그림자랑 빛 정도긴 해. 움직이는 게 아니면 사실상 아무것도 안 보여. 여러 겹 쌓은 포장용 랩을 눈에 대고 있는 것 같아. 내가 아주 천천히 움직일 때는 뭔가 커다란 물체를 피할 수는 있어. 뭐, 보드를 탈 때는 내 발이나 보드가 전혀 보이지 않아.

“움직이는 게 아니면 거의 볼 수가 없어. 여러 겹 쌓은 포장용 랩을 눈에 대고 있는 것 같아.”

 

시력을 잃게 된다는 걸 미리 알고 있었어?

13살 때부터 알았어. 그게 당장 내일일 수도 있고 10년, 20년 후가 될 수도 있지만, 언젠간 완전히 시력을 잃어버린다는걸 알고 있었어. 5년 전부터 많이 나빠졌어. 왼쪽 눈 시력을 완전히 잃었고, 수술을 하려고 했는데, 잘 안됐어. 오른쪽 눈은 더 빠르게 진행됐어. 이젠 거의 안 보이는데 그 작은 흐릿한 은색 부분에 의지하고 있어. 스스로 “아 이제 정상인이 아니라, 장님이구나.”라고 생각하게 된 건 5년 전부터야. 맹인의 세계에 들어온 거지.

똥을 닦을 때, 깨끗하게 닦였는지 어떻게 확인해?

그냥 알아. 확실히 원래 닦던 것보다는 더 닦아. 사실 물티슈로 닦는 걸 좋아해. 숲에서 캠핑하고 사냥 다닐 때부터 하던 건데, 대박이야. 거의 샤워하는 거랑 똑같아. 똥덩어리 걱정할 필요 없어.

시력을 잃기 전, 파이프를 타는 Dan

 

앞을 전혀 못 보게 될 거라는 걸 알았을 때, 미쳐버리지 않았어?

별로 걱정하거나 생각하지 않았어. 아마 그게 제일 좋은 자세일 거야. 머뭇거리거나 스트레스받지 않고. 학교에서 시각장애가 있는 학생들을 돕고 있어. 교통수단을 잘 이용해서 시각장애인들도 원하는 곳을 가는 방법을 가르치는 거야. 삶의 보호를 너무 받지 않고, 밖에 나가서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도록.

돈은 어떻게 벌어? 그리고 시력을 잃어버려서 직장에 문제가 생기진 않았어?

학교에서 마사지를 해. 그런데 그거엔 더 이상 관심이 없어. 마사지는 시각장애가 없어도 할 수 있는 것 같아. 요샌 주로 무역 서비스를 해. 주지수도 하고, 무역 서비스를 해서 할인을 받기도 해. 먹고살려고 하는 건 아니야. 사회 보장 제도 덕분에 조금 지원금을 받아.

지팡이 말고, 돌아다니기 위해서 쓰는 방법이 있어?

시각장애인들한테는 우버가 꽤 좋아. 앞이 안 보이면 운전할 수도 없고, 대중교통도 이용하기 너무 어렵거든. 그런데 괜찮은 앱이 꽤 많아. 과자 봉지나 맥주에 카메라를 대면, 어떤 브랜드인지 알려주기도 해.

“앞이 안 보이면 운전할 수도 없고, 대중교통도 이용하기 너무 어렵거든.”

 

시력을 잃고 난 다음에, 오히려 더 좋아진 감각이 있어?

아니, 감각이 더 발달되지는 않아. 그냥 더 신경을 쓰는 거지. 보통 사람은 상상도 못할 정도로, 난 작은 소리에 집중해. 반향 위치 측정(돌고래나 박쥐가 쓰는 초음파에 의한 지형 탐지 방법, -땡큐젠켐) 정도는 아니겠지만.

아, Daniel Kish처럼?

아 Daniel Kish 짱이지. 난 차나 건물같이 아주 커다란 건 볼 수 있긴 한데, 잘 보이는 건 아니거든. Daniel Kish 같은 고수들은 아마 소리를 통해 정지 간판도 알아차릴 거야. 앞을 전혀 볼 수 없는 밤에 나도 시도해봤어. 지팡이로 땅을 치면 나는 소리가 돌아오는 걸 듣는 거야. 너도 한 번 해봐. 듣는 거라기보단 느끼는 거야. 벽 같은 곳에 가서 눈을 감고 입으로 딱딱 소리를 내면서 걸어가 봐. 듣는 게 아니라 느낄 수 있어.

시력을 잃기 전, Dan의 킥플립

 

시력을 잃어버리고 나서, 더 즐기거나 더 감사히 여기게 된 것도 있어?

사람들의 말. 친구들이랑 운전을 할 때 난 라디오를 듣는 게 싫어. 대화가 좋아. 나한테는 그게 제일 자극적이거든. 다른 부분은 뭐 거의 비슷해. 보드는…시력을 잃고 나서 뭐 새로운 걸 해낸 적은 없어. 언젠가 그럴 수 있으면 좋겠다. 첫 번째 목표는 헨드 레일이야. 실패하면 중간에 나올 수 있는 좀 짧은 레일이면 좋겠어. 좀 큰 목표는, 라운드 바에다가 50-50를 거는 거. 멋있을 것 같아.

“보드는…시력을 잃고 나서 뭐 새로운 걸 해낸 적은 없어. 언젠가 그럴 수 있으면 좋겠다. 첫 번째 목표는 헨드 레일이야.”

 

시력을 잃기 전에 파트를 찍었던데, 스폰을 받으려고 했던 거야?

그런 것 같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캘리포니아로 이사 와서, 스케이트/스키/서프 샵에서 4년 반을 일했어. 샵에서 flow 스케이터였고, Black Label이랑 Vans도 거쳤어. 존나 재미있었지만, 이 씬이 내가 생각했던 거랑 많이 다르더라. 스케이트보드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대부분 잃어버렸었어. 내가 자랐던 작은 동네에서는, 남의 스케이팅을 함부로 판단하는 일이 절대 없었어. 어떤 스타일이건, 어떤 옷을 입었건, 랜딩만 하면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어. 그러다 갑자기 엄청난 스케이터가 바글바글한 세상에 던져져서, 그 사이에서 높은 등급으로 매겨져야만 했던 거야. 난 스케이트보드의 그런 면은 싫어. 난 항상 보드를, 타면 그냥 좋은 거라고 생각했거든. 관점의 차이겠지. 친구들이랑 즐기면서 보드를 타는 게 좋아.

Blind 스케이트보드에서 스폰을 받으려고 한 적 있어?

아니. 그 생각을 자주 해. 나한테 딱 맞는 회사지.

시력을 잃기 전, Dan의 락투페이키

 

이제 앞을 볼 수 없는데, 보드를 어떻게 타?

어느 날 박스를 하나 만들고 싶더라고, 그리고 내가 뭘 할 수 있는지 확인해볼 겸. 원래는 지팡이 없이 하려고 했는데, 지팡이가 정말 큰 도움이 돼. “쟤 진짜 장님 맞아?” 같은 반응이 나올 정도. 그 박스를 테니스 코트에 가져가서, 조금 땅이 파인 흰 선에 맞춰서 뒀어. 그 파인 곳에서 팝을 치면 박스랑 거리가 대충 맞아. 지팡이로 박스 위치를 감을 잡고, 뭐 거기부터는 때려 박는거지. 스트리트 스케이팅은 전혀 못했어. 진짜 하고 싶은데. 그건 이렇게 몸으로 꼬라박는 것보다 더 창의적인 방법이 있어야 할 거야. 아이디어는 수만 가지가 있는데, 뭐 눈이 보일 때랑 똑같아.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가지고 스팟에 막상 도착하면, “아, 못하겠다.” 하는 거지.

이젠 다른 스케이트보드 영상을 볼 수 없고, 잡지 커버 사진도 못 보는데, 어떻게 하고 있어?

안 봐. 요샌 Really Sorry에서 PJ Ladd의 “Silence Is Golden” 파트를 듣기 시작했는데 되게 좋아. 원래 음악이 있으니까 팝 치는 소리나 그라인드 하는 소리를 잘 못 듣잖아. 난 그 파트를 반복해서 계속 듣고 있어.

그 파트에서 PJ의 모든 트릭을 다 기억해?

그건 아니야. 모든 트릭을 다 기억하는 클래식 파트가 있지. In Bloom에서 Tony Trujillo 파트. In Bloom은 모든 파트 다 씨발 미쳤어. 예전 Zero 영상들. Jamie Thomas 파트들 있잖아. 다 외울 수 있어. 노래를 듣는 거랑 비슷한 것 같아. 가사가 나오면 따라 부를 수 있잖아. 한때나마 시력이 있어서 그런 걸을 볼 수 있었다니 다행이야.

 

 

네가 만든 영상 중엔, 앞이 안 보이면 못 할 것 같은 것들도 있던데. 컵 안에 탁구공 던져 넣기, 양궁, 장작 패기, 라이플 사격… 그건 왜 만든 거야?

시각장애인에 대한 사람들의 시각을 바꾸고 싶었어. 난, 눈이 멀기 전의 나랑 똑같은 사람이야. 사람들은 나한테 다가오질 못하고 말 거는 것도 무서워해. 아니면, 하던 걸 다 멈추고 무조건 날 도와주려고 해. 그건 날 무시하는 거나 마찬가지로 이상해. 내가 앞을 못 보니까 날 다르게 대하잖아. 나도 똑같은 사람이라고 스스로 생각하려고 하고, 다른 사람들한테도 그걸 이야기해주고 싶어. 항상 지팡이를 가지고 다니니까, 사람들은 날 항상 다르게 대해. 그러니까 난 계속 “나도 똑같은 사람이야”를 증명해야 하는 삶을 살고 있는 셈이야. 그런 영상들도 그래서 만든 거고.

운전도 할 줄 알아?

평행 주차를 해보긴 했는데, 쓰레기통을 두고 해본 거야. 진짜 차로 운전을 해보고 싶은데, 아무도 차를 안 빌려주네.

꿈을 꿀 때는 어떻게 꿔?

난 한때 앞을 볼 수 있었으니까, 꿈은 완전히 똑같이 꿔. 그러니까 완전 시각적인 꿈. 꿈에서도 장님인 적도 있었긴 했는데, “앞이 보이니까 뭘 해봐야지” 하다가, “아 나 장님이니까 못하네”를 반복했어. 나와 다르게, 아예 시각장애인으로 태어난 사람은 꿈도 시각적이지 않대.

시력을 잃기 전 Dan의 월라이드

 

야동을 보고 싶을 땐 어떻게 해?

난 야동을 들어. PornHub.com 있잖아. 보통 사람들이 검색하듯이 나도 검색해. 글자를 읽어주는 프로그램으로 야동의 설명을 들어봐. 야동이 많은데, 여자들의 감상평이 적은 건 보통 별로야.

읽어주는 야동을 들어본 적 있어? PornHub이 읽어주는 콘텐츠를 확장하면서 요새 새로 오픈한 건데.

아니, 몰랐어. 확인해봐야겠다. 영화도 읽어주는 게 있던 것 같던데, 야동도 그게 된다니, 쩐다. 한편으론 좀 좆같긴 하다. 야동도 시각장애인한테 열렸는데 세상에 닫혀있는 것들이 아직도 많다니.

섹스는 더 좋아졌어?

섹스는 확실히 좋아졌어. 특히 여자 입장에서 더 좋아. 그건 확실해. 난 확실히 뭐가 중요한지 알아. 마사지사이기도 하고.

어떻게 좋아졌어? 사람들이 가끔 눈을 가리고 하면 더 즐거운 그런 거야?

인지에 대한 거야. 내 몸만 잘 아는 게 아니라 그녀의 몸도 잘 알게 되는 거지. 더 주의를 기울이는. 나한테는 시각적인 것이 아니라 느낌과 터칭이거든. 내가 뭔 소리를 하는 거지. 시각장애인이 더 잠자리에서 인기가 많아지도록, 시각장애인에 좋은 소리 하는 거야. 다 똑같아. 아니야, 사실 달라, 취소할게. 나의 느낌과 그녀의 느낌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된 것 같아.

“섹스는 확실히 좋아졌어. 특히 여자 입장에서 더 좋아. 그건 확실해.”

 

도널드 트럼프 사진을 본 적 있어?

응, 걔가 어떻게 생긴지 알아. 내가 얼굴을 모르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아. 킴 카다시안은 어떻게 생긴지 모른다. 내 여자친구는 자기랑 비슷하다는데. 난 정치보다 사냥 시즌이 온 거에 더 관심이 많아.

시력을 잃기 전에, 꼭 하고 싶었던 일들이 있었어?

난 항상 “순간들”을 소중하게 생각했어. 내 아들을 보고 있는 순간, 산에 오르는 순간, 최대한 그 순간을 더 느끼려고 노력했어. 내가 기억하는 건 그 시각적인 이미지가 아니라 그 순간의 느낌이야. 그런데 시력이 없어도 그때와 똑같은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더라. 시각은 그냥 감각 중 하나일 뿐이지. 그 감각에서 감정을 느끼는 거고. 난 시각이 아닌 다른 것으로부터 똑같은 감정을 느끼는 거야. 대화, 스케이팅, 사냥 같은 행동에서 말이야. 삶에서 이전과 똑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다면, 부족함이 없는 거지.

 


출처: http://www.jenkemmag.com/home/2017/01/03/an-interview-with-dan-mancina-the-fearless-blind-skateboarder/
<AN INTERVIEW WITH DAN MANCINA, THE FEARLESS BLIND SKATEBOARDER>, 2017.1.3.
Interview: Nic Dobija-Nootens
Photography: Shawn Bu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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