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북한은 스케이트보드를 받아들일까?

전 세계에서 보드를 제일 안 탈 것 같은 나라는 역시 북한일 거야. 김정은과 그 선대들이 미국을 혐오해온 건 역사를 통해 잘 알려진 사실이잖아. 그러니 북한이 (2012년에 처음 공개한) 스케이트 파크를 만든 건 아무리 봐도 이상해. 슈퍼에서 오레오를 팔거나, Dennis Rodman을 저녁 식사에 초대하는 것도 이상하지만, 이건 완전 다른 거잖아. 스케이트보드라고.

북한은 15~20만 명이 강제 노동수용소 감옥에 갇혀있는 곳이야. 주민들은 정해진 28가지 헤어스타일 중에 하나를 골라야 하고, 6백만 명이 굶주리고 있고, 3만 명이 기근으로 죽고, 서양 세계를 곧 악마로 선전하고, 주기적으로 핵미사일로 위협해온 곳이야. 우리가 잘 알 듯이, 인터넷도 없어. 외부와 연락할 수 없는 폐쇄된 내부 인트라넷 망이 있을 뿐이지. 만약 누구라도 탈북을 시도하다가 잡히면, 처형해버려.


평양 스케이트보드 파크의 건축 모습

북한이 스케이트보드 파크를 지으면서, 전 세계 스케이트보드 커뮤니티가 “씨발, 이게 뭐지?”라고 별 관심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나? 놀라는 것 정도가 아니지. 이 유튜브 동영상(링크가 잘렸어. 아마 통일거리 운동쎈터에 관한 영상이었을 거야.- 땡큐젠켐)에서 빨강 파랑의 이상한 보일러 수리공 복장을 입고 이리저리 타고 다니는 한 무리의 북한 사람들을 보면, 나도 저 옷 하나 갖고 싶다고. 물론, 난 병신이야.

남한의 스케이트 씬에서부터 시작해볼까. 남한과 북한이 거의 교류가 없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경계선 주위에서는 서로 왕래가 있을 줄 알았어. 남한에서 가장 큰 유통 회사인 Kadence의 공동 대표 Ryan Saley 말을 듣고 나서야, 내가 착각했다는 걸 알았지. “우리 쪽에서는 전체 씬이 꽤 친하지만, 북한 스케이터 이야기를 한 번도 들은 적이 없어. 아마 한 명도 없을 거야.”라고, 한국인 아내와 함께 남한에서 살고 있는 Ryan이 말하더라. 실망스럽지만 어쩔 수 없지. 그래도 북한 여행 관계자가 스케이트보드가 북한 내에 존재한다고 확인해줘서, 그 점퍼수트를 입은 스케이터들의 모습을 가슴에 계속 고이 간직한 채 조사를 계속했어.

북한과 가까운 쪽에 있는 남한 스케이터들도 그쪽 소식은 모르는 것 같았어. 그래서 조선친선협회(The Korean Friendship Association·KFA)로부터 도움을 받아보기로 했지. 조선친선협회는 거기서 외부 세계와 소통하는 주요 연락책이야. 몇 개월간 이메일을 주고받고, 실제 북한 주민과 이야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걸 알게 됐어. 북한 스케이터는 말할 것도 없었지. 이건 정부 차원에서 할 일인 거지.

“주체사상 스타일의 스케이트보딩이랄까.”

 

그렇게 미국을 싫어하면서 북한은 왜 스케이트보드 파크를 만드는지, 조선친선협회의 영국 주재원인 Dermot Hudson에게 물어봤어. 52살의 나이로 북한 관련 일을 자원해서 하고 있는 Dermot은 이렇게 말하더라. “김정은이 미국의 제국주의와 미국이 남한에 간섭하는 걸 반대한다고 해서, 미국 것은 모조리 반대하는 건 아니야. 자기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주체사상도, 다른 문화의 긍정적인 면을 받아들이는 것까지 반대하진 않아.”

그래서 대원송의 영상을 Dermot한테 보내고, 이 형도 한국계 미국인인데 이 정도 실력이면 북한 스케이터들이 좋아할만 하냐고 물어봤어. “북한은 자기만의 고유 스타일로 보드를 받아들이겠지. 주체사상 스타일의 스케이트보딩이랄까. 보내준 영상의 스타일을 북한 스케이터가 따라하지는 않을 거야. 남한의 문화는 항상 미국을 따라하고 거기에 일본을 약간 섞거든.”라고 답하더라. 대원송 형, 상처 받지는 마.

미안해요, 대원송 / photo: eric barkhurst

인터넷에서 북한의 스케이트보딩에 대한 자료를 찾아봤지만, 거의 없더라. 그러다 러시아 말로 쓰인 관련 기사를 찾았어. 러시아 사람들이 나보다 잘 알 거라고 생각해서 엄청 신이 났지만, 알고 보니 아니었어. 대부분의 기사가 일관성이 없고 참고할만하지 않았어. 한 단어씩 그대로 번역한 이 황당한 문장을 봐. “보통 북한 스케이트보드의 스릴은 물개 자지의 용액 같은 거야 – 의심스러워.” 구글 번역이 나를 가지고 노는 거 아니면, 러시안들이 날 가지고 노는 거겠지.

남한, 러시아, Dermot, 그리고 북한에 가본 적이 있는 내 친구 Dom으로부터도 얻은 내용이 거의 없다보니, 뭐 어쩔 수 없이 최고 전문가를 찾아갈 수 밖에 없었어. 엄청나게 느린 인터넷 속도로 무장한 그에게 최대한 접근해봤어.

그의 이름은 Alejandro Cao de Benós de Les y Pérezis(이하 Al)이고, 그는 해외 문화교류원의 특별 대사야. 그리고 조선친선협회의 대표이기도 해. 그는 평생을 북한과 주체사상 연구에 바친 스페인 IT 컨설턴트야. 심지어 자기 위키피디아 페이지도 있고, 영국 신문 The Independent는 그를 “북한의 비밀 무기”라고 불렀어. 이만한 전문가가 없지.

국가적으로 시급한 이슈에 관한 질문은 제쳐두고, 우리에게만 중대한 사안을 물어봤지. 왜 그렇게 북한이 스케이트보드 파크를 짓는지 말이야. “인라인 스케이팅과 아이스 스케이팅이 아주 인기가 많은 스포츠야.”라는 대답을 듣는 동시에 이 빡센 조사를 시작했던 걸 후회했어. 그래도 스케이트 파크가 매일 이용되고 주말이나 휴일에는 꽉 찬다고 하더라. 얘가 나한테 진실을 말해주는지는 모르겠지만, 흥미롭긴 했어.

Al은 또, 스케이트보드가 북한 주민들의 건강과 집중력 강화에 좋다고 했어. 이 힘든 조사에서 지금까지 들었던 말 중에 제일 설득력이 있는 것 같아. 그런 Al 조차 북한 스케이터를 찾는 건 힘들다고 해. 이번에는, 북한이 그렇게 배척하는 미국의 문화를 가져와서 자기들이 누리는 게 조금 위선적이지 않은지 물어봤어. 그랬더니 “미국은 범죄와 제국주의, 부패와 퇴폐 때문에 배척되는 거야. 미국에서 만들어졌지만 북한에서도 유행인 스포츠나 , 북한 컴퓨터에도 쓰이는 미국의 Intel 프로세서는 관계가 없지.”라고 하네. Al이 내 질문을 끝까지 제대로 답변을 안 하려는 건지, 아니면 저게 나의 조사를 그만두게 하려는 Intel 프로세서의 인공지능 답장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여기가 끝인가 봐.

Patrick Walner라는 필름메이커 겸 사진가는 2010년에 북한을 (Kenny Reed와) 다녀왔고, 2012년에 스케이트보드 미션을 가지고 또 방문했었어. 그가 실마리(아니면 최소한 말이 되는 답)를 알고 있는 것 같아. “그들은 중국의 암시장을 통해 보드를 공급받아. 그 시설에서 보드를 사 오는 것 같은데, 북한 스스로 생산할 만큼 스케이트보드에 관심이 있진 않을 거야.”라고 하더라.

미래의 북한 데크?

Dermot에게 같은 질문을 했을 때 그는 미래의 북한 스케이트보드에 대해 갑자기 조금 다른 의견을 말했어. “북한에서 타는 보드를 어디서 가져왔는진 모르겠지만, 아마 스스로 만들고 있거나, 그렇지 않다면 조만간 북한 자체적으로 생산할 거야.” 흠, 그럼 북한이 이미 스케이트보드에 발을 담갔거나, 아니면 조만간 쑥 들어올 거란 말이군. 멋지네.

지금까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북한 스케이트보드의 미래는 북한의 미래처럼 예상하기 쉬워. 어쩌면 그 빨강 파랑 옷을 입은 사람들은 훈련받은 연기자이거나 스케이트 파크도 홍보 전략일 수도 있어(이런 적이 몇 번 있었지). 어쩌면 북한 주민 대다수가 스케이트보드가 뭔지도 모를지도 몰라.

그래도 만약 저게 다 진짜라면, 언젠가는 그냥 틱택만 하는 게 지겨워지는 순간이 분명 올 거야. 그때가 되면, 뭔가 창의적을 시작하겠지. 우리는  “주체사상 북한 스타일”의 첫 스케이터의 영상을 끈기 있게 기다리면 돼. 어떻게 되든 정말 신기한 일이 될 거야.

* 생각해보면, 28가지의 헤어스타일만 허락한 것도 꽤 관대한 것 같아. 난 살명서 딱 4가지 헤어스타일만 해봤거든. 28가지의 선택지 중에서 뭐부터 해볼지도 모르겠어. “저 사람처럼 잘라주세요.”가 내가 하는 말이 되겠지. 그게 안전빵이니까.

 

출처: http://www.jenkemmag.com/home/2013/09/03/why-is-north-korea-adopting-skateboarding/
<WHY IS NORTH KOREA ADOPTING SKATEBOARDING?>, 2013.9.3.
Words: Oliver Pelling
Follow Oliver on Twitter (@olliepelling)
Original Illustrations: Lauren Kolesinsk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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